아래 글은 "정수기 잘 알고 선택하는가?"로 미래환경에 기고한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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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맑고 산 좋다’. 이 땅의 조상들께서 우리 강산을 칭송하는 말이었다. 그런데 어느덧 옛말이 되어 버렸다. 도시화된 곳에서 사는 평균적인 대한민국 사람들은 적어도 그렇게 생각한다. 아침에 일어나서 저녁 잠자리 전까지 대개 정수기로 걸러진 물을 먹거나 생수(bottled water)를 먹기 때문이다.
정수기. 이 단어가 언제부터 국어사전을 차지했을까? 분명한 것은 필자가 초등학교를 졸업할 때인 70년대 후반까지도 이 말을 들어본 적이 없다는 것. 필자가 특별히 외딴 오지에서 살지 않고 도시에서 살았으니 일반인 대부분이 못 들어 보았을 것으로 일반화해도 무리는 아닐 것 같다.
필자는 물과 관련되어 공부하고 일하면서 정수기를 잘 선택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물이 우리 건강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많이 이해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기회가 되면 사람들에게 왜 꼭 정수기를 써서 처리한 물을 먹어야 하냐고 일부러 묻곤 했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그 대답을 명쾌하게 들은 적이 별로 없다. 대신, 자신이 물에 대해 많이 알고 또 잘 알고 있으며, 자신이 사용하는 정수기를 그래서 선택한 것인 양하는 ‘믿음’에 대한 고백 을 듣는 경우가 많았다. 사실 여기에 중요한 사실이 가로놓여 있다. 많은 사람들은 자신이‘물’에 대해 잘 안다고 생각한다. 필자는 30여년 가까이 물과 관련되어 일하면서 이 점이 궁금했다. 기실 잘 알지 못하면서, 심지어 부정확한 정보를 갖고 있으면서도 자신이 물에 대해 잘 안다는 그 확신에 찬 말이 어떤 연유로 쉽게 나오는지…. 필자는 아직 그럴듯한 이유를 알지 못하지만, 추측컨대 우리 몸의 약 70%가 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즉 우리 몸은 차지하는 부피만 따져 그냥 단순화하자면 ‘물’그 자체와 조금 다른 정도라고 과장해서 볼 수도 있다. 매일 매일 우리는 보충용 물을 마셔야 하고 그에 해당하는 양을 땀, 소변 등의 배설물로 내보낸다. 물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우리 몸이기 때문에, 각자 물에 너무나 친숙하여 자신이 물에 대해 잘 안다고 할 수 밖에 없지 않을까….
2012년도 국정감사 결과에 따르면 국민들의 수돗물 음용률이 2009년 56%에서 2012년 53.1%로 하락추세라고 한다. 절반 이상 국민들이 수돗물을 그대로는 안 마시는 상황이다. 최근 수원지인 호소수나 하천수에 녹조가 늘어난 것에 연유하는 것으로 이해된다. 그러면 우리가 마시는 물의 원천인 수돗물 생산 공정과 결부시켜 이를 살펴보자.
우리가 먹는 물 생산 과정에서 고려하는 건강 관련 사항은 크게 3가지다. 첫째, 미생물학적 안전성이다. 둘째는 유해화학물질 및 중금속 함유 유무, pH 등 화학적 안전성이다. 그리고 셋째는 각종 입자성 물질로부터의 안전성이다. 국내 수돗물의 수원은 거의 대부분 호소수나 하천수다. 이러한 수원의 특성 때문에 흔히 국내 정수장에서 가장 먼저 신경 쓰는 내용은 셋째 사항인 입자성 물질로부터의 안전성이다. 우리나라 정수장에서는 스크린 여과, 응집 및 침전, 모래여과 등을 통해 이 입자성 물질을 매우 효과적으로 제거한다. 이에 비해 지하수나 복류수 등을 수원으로 쓸 경우에는 입자성 물질은 매우 적어 상대적으로 처리 공정이 간단하다. 이렇게 입자물질이 제거되고 나면 대부분의 경우 두 번째의 화학적 안전성도 해결된다. 사실 우리나라 호소수나 하천수에는 중금속 성분이 거의 없기 때문에 수원에서부터 그리 큰 문제가 없는 것이 일반적이다. 호소수나 하천수가 애당초 빗물로부터 온 것이고 우리나라 지표에 그런 문제가 될 성분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만약 지하수를 수원으로 사용하는 경우라면 상황이 다르다. 왜냐하면 토양층을 타고 빗물이 스며들어 지하수로 전환되면서 중금속 성분을 용출을 시키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한편, 하류 하천수의 경우에는 상류에 오염원이 되는 도시나 산업단지가 많은 경우 상대적으로 미량 유해화학물질이 문제가 될 수 있다. 과거 대구 및 주변 지역에서 페놀유출에 의한 오염, 1,4-다이옥산(dioxane) 농도 기준 초과 등의 경우가 여기에 해당된다. 이러한 미량유해화학물질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산화처리 공정이나 활성탄 공정 등의 고도처리가 필요하게 된다. pH는 우리 몸 체액의 pH가 7.4여서 이 부근이 바람직한데, 대개 우리나라 수원의 pH가 이 부근인 것이 보통이다. 이제 남는 것은 첫 번째의 경우이다. 미생물에는 크게 세 가지가 있다. 하나는 세균, 즉 박테리아이고, 다음은 원생동물, 다른 하나는 바이러스다. 이러한 세 가지 미생물들이 국내 정수장에서는 염소 소독공정에서 제어된다. 국내 정수장들에서 오랜 운전 경험이 축적되면서 염소 소독공정에 대해 비교적 안정되게 운전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그런데 이런 미생물 중에서 일부 원생동물은 염소소독만으로 완벽히 제어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 그리고 유해화학물질들 중 많은 것들은 염소소독과정에서 분해가 되지만 그렇지 않은 물질들이 있다. 그래서 필요한 공정이 고도산화 및 활성탄 처리 공정이다. 상류에 오염원이 비교적 많은 편인 낙동강 수계에는 그래서 고도산화 및 활성탄 처리 공정의 도입이 빨리 이루어졌다.
이렇게 정수장으로부터 원수가 처리, 수돗물로 만들어져 옥내 급수관 전단까지 수돗물이 공급되고 나면, 나머지 옥내급수관 이후는 개인들 책임이다. 즉, 집에서 수도꼭지에 정수기를 부착하는 것은 개개인의 선택사항이다. 이런 연유로 필자는 사람들에게 왜 그 정수기를 선택했느냐고 묻는 것이다.
자신이 사용하는 정수기를 어떤 이유로 선택했는지 물에 관한 지식에 기초해서 제대로 답하지 못하는 것은 곧 물에 대해 잘 모르는 것이다. 사실, 필자는 수돗물을 편안히 마시는 세상을 꿈꾼다. 적어도 국내 지자체 상수도사업소는 마시기에 안전한 물을 공급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고 믿는다. 옥내급수관 전단까지 그렇다는 이야기다. 그렇지만 개인들에게 맡겨진 옥내 급수관은 잘 모르겠다. 부식이 심하게 된 옥내급수관도 많고, 녹물이 나온다고 필자에게 문의하는 사람들도 상당수 있기 때문이다.
아무튼 옥내급수관 이전까지의 수돗물이 못 미더워서인지, 그 후의 옥내 급수관이 못 미더워서인지, 국내 정수기 사용은 매우 일반적이다. 필자가 유학 중 다녔던 유럽국가들에 비하면 정말 많은 사람들이 정수기를 사용한다. 국내 시장은 이미 년 1조 5000억원을 넘어섰다고 한다.
당신은 과연 잘 알고 까다롭게 고른 정수기를 집의 수도꼭지에 달았는가, 그렇지 않은가? 그리고 나아가 당신의 정수기는 안녕하신가? 필자는 묻고 싶다.
정수기는 말 그대로 ‘물을 정화하는 기기’다. 물에 뭔가 잠재적인 오염물질이 포함되어 있다는 것에 기초해서 정수기를 사용하는 것이다. 우리나라 수돗물은 법정 57개 항목(미생물 4, 유해영향 무기물질 11, 유해영향 유기물질 17, 소독제 및 소독부산물질 10, 심미적 영향 물질 15)의 수질 기준을 만족해야 먹는 물의 수질로 인정된다. 많은 국내 지자체에서는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정한 151개 검사 항목보다 더 많은 250개 항목을 검사하여 수돗물을 공급한다. 이렇게 엄청난 비용을 들여 수돗물을 생산, 공급하면서도 값은 엄청나게 저렴한 것이 우리나라 수돗물의 특징이다. 이렇게 수돗물 공급이 양호한데 정수기 사용률이 높은 현실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
필자는 먼저 그 원인이 수돗물값이 너무 낮은 데서 연유하지 않은가 생각해 보았다. ‘싼 게 비지떡’이란 고정 관념 하에 뭔가 더 처리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심리적 발로→ 정수기 구매. 이런 가정 하에 주변의 여러 사람들에게 물어보며 조사해 보았다. 정수기 사용이 경제적으로 부담되지 않으신가? 수돗물값에 비하면 많이 비싼데…. 이에 대한 대부분의 답은 별로 부담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일부의 경우 약간은 부담될 수 있지만, 늘 마시는 소중한 물에 투자하는 것이니 전혀 아깝지 않다는 것이었다. 이런 답을 얻으면서 필자는 수돗물을 왜 꼭 처리해서 먹으려 하는지 물었다. 이에 대한 답은 보통 수돗물에서 1)염소냄새가 나고 물맛이 좋지 않아서, 2)언론에서 문제제기했던 안 좋은 기억들 때문에, 3)자기 집의 수도관에서 녹물이 나오기 때문에, 그리고 4)주변에서 다들 사용하기 때문에 등이었다. 자신이 더 좋은 물을 먹고자 정수기를 사용하는 것이니, 수돗물값이 낮은 것을 정수기 사용률이 높은 것의 직접 원인으로 생각하기는 어려웠다.
다음으로 우리나라 수돗물 생산 수준이 어느 나라와 견주어도 손색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는지 물어 보았다. 혹시라도 아직 우리나라 수돗물 생산 수준이 선진국들에 비해 형편없는 것은 아닌지 생각하는 사람이 많을지 모른다는 생각에서였다. 이 질문에 제대로 답한 사람은 4명에 1명 정도밖에 안 되었다. 아하! 바로 이 대목에서 필자는 사람들이 왜 정수기를 꼼꼼히 잘 따져서 고르지 않는 것인지 일부나마 그 이유를 알게 되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옥내급수관 전까지는 지자체 상수도사업소에 모든 관리 책임이 있고, 그 후로는 개인들 책임이다. 적어도 상수도사업소 관할까지의 수돗물에 대해 충분히 알면서 고르고 있는 것은 아닌 것이다. 상수도사업소가 어떻게 수돗물을 생산, 공급, 관리하는지 잘 모르고 있고, 수질 기준은 어떠하며 어떻게 관리되는지 잘 모르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그렇다. 정수기가 어떤 구조로 되어 있는지, 그리고 최종적으로 내가 마시는 물의 수질을 결정하는 요인들이 무엇인지에는 관심이 별로 없는 것이다. 그보다는 정수기를 TV나 모니터 고르듯이 더 외관이 수려하고 내 마음에 드는 제품 고르듯 구매하는 분들이 많음을 깨닫게 되었다. 이건 아닌데…. 적어도 중학교 수준 이상의 과학지식이 있으면 시중에 나와 있는 정수기들의 원리를 이해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일부 특정 항목의 경우에는 매우 전문적인 것도 있지만, 정수기를 고르는 데 결정적으로 어려운 정도의 것은 아니다.
그러면 과연 사람들은 정수기 사용의 기준을 무엇으로 잡고 있는지 궁금했다. 사람들은 의외로 단순하다. 필자가 물어 본 사람들 대부분은 시중에서 잘 팔리는 정수기가 좋은 게 아니냐고 답했다. 많이 팔리는 제품이 검증된 제품이니 당연히 수질도 좋은 것 아닌가라는 의미로 필자는 받아들였다. 이 대목에서 정수기가 ‘물을 정화하는 기기’라는 의미보다는 ‘나를 안심시키는 기기’ 정도로 인식되고 있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럼 옥내 급수관에 대해서는 어떠할까? 한 때 건물 옥상에 물탱크를 두고 수돗물을 공급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런데, 물탱크 내부 관리상의 문제점이 크게 부각되고 사회적으로 많은 비판이 일면서 점차 사라지게 되었다. 대신 압력펌프(부스터펌프)를 사용하여 15층의 높은 곳까지도 상수도사업소에서 보낸 물을 중간에 저장하지 않고 그대로 공급해 주는 방식이 일반화되었다. 그런데 물탱크를 대체한 부스터펌프가 해결하지 못하는 것이 있다. 그것은 옥내급수관의 부식, 스케일, 그리고 부분적 파손에 의한 외부 물질 유입 등의 문제다. 이에 대해 대부분의 사람들이 잘 모르고 있는 게 보통이다. 90년대 초~중반에 대규모로 건설된 신도시의 많은 공동주택의 경우 옥내급수관의 문제가 최근 엄청 심각해졌다. 부식은 자연의 현상이므로 불가피하다. 건축연수와 연관되어 녹물이 나오는 정도는 천차만별이지만, 녹물이 나온다는 사실은 공통적이다. 부식에 의한 녹물은 근본적으로 막을 수 없는 것이니 이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여러 가지 방법이 나오고 있으나, 완벽할 수는 없다. 따라서 옥내급수관 문제 때문에 정수기를 쓰는 사람이 늘어나는 것은 불가피하고, 충분히 타당성이 있다. 문제는 이러한 옥내급수관의 문제가 실제 정수기를 고르는 데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그렇다. 요약을 해보니, 국내에서 광범위한 정수기 사용 현상은 한편으로는 건강을 챙기는 우리 생활 문화의 한 단면이요, 다른 한편으로는 유행 상품 구매의 일환이다. 요약하면 웰빙 웰빙 해서 건강을 중시하는 시대에 인기 있는 정수기를 사고 있는 것이다. 대개의 경우 잘 따져 물어 구매하는 게 아니라는 것.
현재 국내에서 크게 역삼투압 방식 정수기, 중공사막 방식 정수기의 2가지가 가장 많이 팔리고 있다. 역삼투압 방식은 말 그대로 막(membrane)을 사이에 두고 삼투압을 거스르는 압력을 주어서 물을 정화하는 것이다. 당연히 자연적 과정을 반대로 해야 하니 압력을 만들기 위한 펌프가 있어야 하고 에너지가 투입되어야 한다. 물이 조금씩 나오니 물탱크가 필요하고, 또 한쪽 배출구에서는 초순수에 가까운 물이, 다른 한쪽에서는 미네랄 등이 농축된 물이 나온다. 당연히, 이에 따른 장단점이 존재한다. 무엇보다, 역삼투압 방식 정수기로 처리한 물은 미네랄이 없다고 볼 수 있다. 미네랄은 우리 몸에 꼭 필요한 물질로, 물에 포함되지 않으면 불가피하게 다른 어디선가 보충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심각한 건강 문제를 야기하게 된다. 예를 들어 세계보건기구 보고서인 ‘Nutrients in Drinking Water’에서는 중동지역에서 증류나 역삼투압 방식으로 정수한 물을 지속 음용한 경우, 심혈관질환(CVD, cardiovascular disease)의 악화 증세가 있었다고 보고하였다. 역삼투압 방식 정수기의 장점은 물속의 물질을 남김없이 제거하기 때문에 어떤 것을 추출해 내기 위한 물로는 좋다는 것이다. 바닷물에 많은 물질들이 녹아 있는 데서 알 수 있듯, 극성 용매인 물은 많은 금속 성분과 유기물을 녹이고 포용하는, 지구상에서 가장 독특한 물질이기 때문이다.
중공사막은 ‘가운데가 빈 실타래 모양의 막’을 이용하는 것이다. 이 막을 경계로 물을 보내서 통과하는 것은 물과 이온성분 등이고 통과하지 못하고 남는 것은 큰 입자물질이나 큰 미생물들이다. 막을 통과시키기 위해 상수도 압력만으로 가능하므로 별도의 펌프는 필요하지 않다.
역삼투압 방식이나 중공사막 방식이나 앞뒤로 3~4개의 전후처리 패키지가 들어간다. 입자 제거용 1차 필터, 입상활성탄층, 분말활성탄층 등이 그것이다. 다 논리적으로 배열된 것이지만, 문제는 이 구성으론 미생물막이 형성될 조건에서 자유롭지 못한 단점이 있다는 것이다. 나아가 우리나라에 널리 퍼져 있는 정수기 구성에는 온수조와 냉수조가 대개 들어 있어 우리가 마시기 전에 미생물막 형성 조건에 노출될 가능성이 더욱 크다. 공기와 접촉하는 공간이 있는 상태에서 물을 놔두면 멸균된 공기가 아닌 한 물속에 점차 미생물이 증식하는 것은 자연적 과정이기 때문이다.
국내에는 상대적으로 적은 판매량을 보이는 것들이지만 다른 방식의 정수기들도 있다. 이 경우 위의 두 가지 방식과는 다른 구성을 갖고 있다. 꼼꼼히 따져 보면 위 두 가지 방식과 다른 장점과 단점을 볼 수 있다.
여러 사람들이 필자에게 어떤 물을 먹는지, 어떤 정수기를 쓰는지, 또 어떤 생수( bottled water)를 마시는지 묻는다. 본인은 분명하게 3가지 기준을 갖고 자신의 건강을 위한 물을 선택하는 게 필요하다고 얘기한다. 첫째, 안전한 물, 둘째, 건강에 유익한 물, 셋째, 맛있는 물이다. 안전한 물은 입자성 물질, 미생물과 유해화학성분으로부터의 안전성을 의미한다. 건강에 유익한 물은 미네랄이 포함된 물이다. 그리고 맛있는 물은 물맛에 영향을 주는 특별한 성분들이 없어야 하는 것과 함께 칼슘과 마그네슘 성분의 조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기준으로 정수기를 까다롭게 고르시기를 바란다. 끝으로 알칼리수 이온수기는 식품의약품안전청에서 2등급 의료기기로 관리하고 있는 것도 명심하셔야 한다. 의사의 소견 하에 사용하고, 사용량도 과다한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우리 몸 체액의 pH가 7.4인데 이 보다 훨씬 높은 물을 다량 복용하는 것이 어떤 영향을 줄지 예상하기 어렵지 않다. 단기적으로 효과는 있겠지만, 장기적으로 과하면 좋지 않다.
잘 고른 정수기로 옥내급수관의 문제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수질의 문제점을 해소하는 것과 함께 끝으로 염소 제거의 중요성을 강조하고자 한다. 염소는 정수장에서 수돗물의 미생물 안전성을 담보할 보루다. 염소는 일단 저렴한 물질이다. 바닷물 속에 우리가 사용하는 데 부족함이 없을 엄청난 양이 들어 있어 원료가 저렴하고 전기분해에 의한 국내 염소 생산 단가는 매우 낮은 편이다. 하루 엄청난 양으로 정수장에 투입되는 염소는 미생물의 제어에 매우 효과적이다. 전 세계적으로 약 120여년 남짓 공중 수돗물에 사용해 온 염소는 1970년대 초에 트리할로메탄(THMs)이라는 발암성 물질이 정수장 소독과정에서 생성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보고되면서 학계 및 대중들의 큰 관심을 끌어 왔다. 하지만, 염소는 여전히 전 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쓰이는 정수장 소독제이다. 처리장마다 THMs 같은 부산물을 최소로 형성하는 조건으로 정수 공정을 운영하려고 하고 있다. 염소의 장점은 소독력이 높으면서도 잔류성이 높은 것이 장점이다. 그래서 옥내급수관 전단까지, 그리고 수도꼭지를 틀었을 때 어떤 농도 이상 염소가 검출되어야 한다는 기준이 있다. 그런데, 우리가 수돗물의 소독 정도를 유지하기 위해 잔류하는 염소를 우리가 먹는 것은 우리 건강에 어떨까? 사실 염소는 일부러 먹어선 결코 안 되며, 수돗물에 있는 잔류량이라도 자꾸 먹으면 좋을 것이 없다는 게 상식이다. 이에 대한 한 가지 간단한 해결책은 수돗물을 잠시 받아서 정치해 두면 염소가 곧 없어지니 놔두었다 마시는 것이다. 이와 관련, 정수기는 확실한 잔류 염소 제거 기기인 것은 맞다. 정수기의 사용 의의에서 이 점은 기억해 둘 만하다.
정수기, 자신의 필요에 맞도록 꼼꼼히 까다롭게 고르시라. 그리고 미네랄 유무, 미생물막 형성을 유의 깊게 살피시라. 건강에 보탬이 되는 물을 마시자면 따져야 한다.
(무단복사 및 전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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