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4월 11일 수요일

물화학의 아버지 Werner Stumm

오늘 부터 물화학의 역사에 대하여 정리하는 글을 쓰고자 한다.

과학분야를 보다 보면 이론으로 정리된 것, 실험이나 관찰로 밝혀진 사실 등을 주로 뼈대로 놓고 정리하게 된다. 그런데 그 내용만에 집중해서 보다 보면 어느 덧 재미가 없어지고 무미건조한 느낌이 들어 왠지 파 들어가고픈 열정이 생기지 않는다. 그에 비해 그 이론과 사실들을 찾아 헤매던 과학자들, 때로는 엄청난 반전의 이야기를 펼치기도 하지만 때로는 엉뚱한 이야기였던 것들로 밝혀진 내용을 주장한 사람들의 삶에 대해 알아가다 보면 어느덧 마음의 매듭이 풀리고 뜨끈한 무언가가 가슴속에 솟는다. 인문학과 과학이 같이 가야 하는 이유다.

물화학(water chemistry)의 역사는 Werner Stumm(1924-1999)을 빼놓고 얘기할 수 없다. 그는 흔히 '물화학의 아버지(the founding father of water chemistry)'라 일컫어진다. 그가 남긴 유산은 학술적 이론의 정립 뿐 아니라 많은 후학들의 양성, 그리고 이 분야의 바이블 격인 저작 등 다방면에 걸쳐 있다. 그의 첫번째 박사과정 학생이었던 James Morgan박사와 함께 1970년에 발간한 'Aquatic Chemistry'는 물화학분야의 내용을 망라하면서도 깊이가 있는 책으로 칭송을 받고 있다.

Werner Stumm박사는 스위스에서 태어나 1952년 쮜리히 대학에서 G. Schwarzenbach교수의 지도하에 무기화학 박사 학위를 취득하였다. 그 후 Stumm박사는 미국으로 건너가서 Havard 대학에서 교수로 15년(1956~1970)을 재직하였다. 그 재직기간 동안 물화학이라는 분야에 대한 교육 및 연구 프로그램의 개발, 많은 차세대 후학들의 양성에 힘썼다. 그 후 1970년에 그는 스위스로 돌아와 쮜리히 공대(스위스 연방공대)의 EAWAG(the Swiss Institute of Water Supply, Pollution Control, and Water Protection)를 이끌며 교수로 1992년까지 재직하였다. 그의 노력하에 EAWAG는 세계 최고의 물연구소가 되었다.

Stumm박사는 300여편의 연구논문과 16권의 책을 출판하였고 그의 연구내용은 물화학의 대부분의 영역에 걸쳐있었다. 그는 Tyler prize, Stockholm Water Prize, Godschmidt Medal 등 여러 상을 수상했고 여러 곳에서 명예 박사학위를 받았다. 가히 이 분야의 개척자이면서 동시에 이 분야의 지도자로 우뚝 서 있었다고 할 수 있다.

Stumm박사는 물화학이 지구 생태계에서 갖는 중요성을 인식하여 수계(aquatic systems)에서 일어나는 화학적, 지화학적, 생물학적, 물리학적 과정 등을 통합적으로 인식하는 데 강조점을 두고 연구를 수행하였다. 물리화학(physical chemistry) 지식에 기초한 분자수준 연구를 수행하면서 동시에 자연계에서 그리고 인공계에서 물화학의 일관된 이해를 위한 연구에 모두 큰 관심을 두었다.

Stumm박사는 미국화학회(American Society of Chemistyr) 물화학분과의 설립자 겸 개척자로, 전 세계 물화학 분야의 탁월했던 과학자로 길이 기억될 것이다.

(이상은 Patrick L. Brezonik이 쓴 'Water Chemistry'의 내용에 기초하여 정리한 것임을 밝혀둔다)